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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life)/에세이

영화 조커를 두 번 보았다 하지만 처음 볼 때가 더 재미있었다

by 친절한😎상추§ 2019.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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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일주일 전쯤 보았던 조커를 다시 보았다. 이 영화를 처음 보고 영화관을 나올 때는 내가 이영화를 한번 더 볼 것 같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끔가다 생각났다. 호아킨 피닉스의 기가 막힌 조커 연기 아니 조커가 춤을 추는 모습 화장실이며 계단이며 춤을 췄던 그의 모습이 생각났다. 매우 슬픈 그의 삶도 생각났다. 어쩌면 그렇게 한없이 슬플 수가 있을지 정말 가슴이 막막할 정도의 슬픔을 영화에 담았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그래서 오늘 한번 더 봤다. 부모님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부모님과 같이 보았다. 동생은 내일이 대학교 중간고사라 시험 준비에 바빠서 함께 보진 못했다. 동생도 한번 봤지만 또 보고 싶다고 했다. CGV에 적당한 자리에 예매를 했다. 너무 빠듯하게 나가서 영화가 시작하기 2~3분 전에야 영화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시 봐도 너무나 슬펐다. 아주 슬프지만 눈물은 흘를 것 같지 않아서 참아도 되지 않는 정도였지만 뭔가 슬픔의 강도가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슬픔과 비슷했다. 조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슬픔이랄까. 정말 그런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공포도 느꼈다. 후반부에 조커가 점점 살인을 저지를 때 공포심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권총을 조커에게 주었던 남자를 가위로 찔러 죽일 때는 정말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키가 작은 친구가 빠져나가기 전에 조커가 장난으로 놀라게 할 때 나도 덩달아 놀랐다.

 

 다시 봐도 끝은 너무나 머리가 아프다. 조커가 힘들게 도망 다니는 모습을 관객들은 그저 경쾌한 음악과 함께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드는 기분은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조커의 정신병이 나의 뇌까지 전달되어오는 느낌이랄까.

 

 처음 볼 때가 더 재미있었다. 사실 더 재미있었다 라고 표현을 하는 것보다는 더 몰입이 잘 됐다고 해야 맞겠다. 확실히 과몰입해서 영화를 볼 때는 영화의 모든 내용을 따라가고 있고 이해하고 있고 주인공의 감정마저 내가 느끼는 듯한 느낌을 영화가 끝나기까지 느끼며 보기 때문에 그 희열이 엄청나다. 엔딩 크레닛이 올라가야 영화가 끝났구나를 알아챌 때 말이다. 그리고는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현실과의 충돌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 과몰입의 부작용인 것이다.

 

 무엇이 조커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어렸을 때 그를 학대했던 그의 어머니인가 아니면 사회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마 여러 요인이 더해져 폭발한 것 같다. 어쩌면 조커 같은 인물이 나올까 라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정말 저런 환경이라면 조커처럼 되는 것이 어느 정도 납득이 되고 만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슬퍼진다.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는 정말 탄탄하고 충격적이다. 호아킨 피닉스를 조커 역으로 쓴 건 정말 최고의 한 수이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는 또 조커를 보고 싶어 질까? 아마 당분간은 아닐 것 같다. 그래도 두 번 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호아킨 피닉스 조커 대형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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